영어원서 읽기/이상한나라의 앨리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1_1장 ① get tired of

theredmint 2020. 7. 13. 10:01

★ 사건은 언제나 심심할 때 일어난다 

CHAPTER I. Down the Rabbit-Hole 


Alice was beginning to get very tired of sitting by her sister on the bank, and of having nothing to do: once or twice she had peeped into the book her sister was reading, but it had no pictures or conversations in it, 'and what is the use of a book,' thought Alice 'without pictures or conversation?'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첫 장면. 앨리스는 언니와 함께 강둑에 앉아서 심심해하고 있다. 언니가 읽고 있는 책을 슬쩍 엿봤지만 그림이나 대화도 없는 책이라니 언니가 도대체 왜 그 책을 읽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예전 같으면 마지막 문장의 경우, 해석하기 힘들게 저렇게 복잡하게 문장을 쓰냐고 생각했을 것 같다. 실제로 what is the use of a book without pictures or conversation?라고 하면 문장이 하나로 연결되면서 눈으로 더 보기 쉽게 들어온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and ‘what is the use of a book pictures or conversation?’, Alice thought.라고 끝난다면, 어떨까? 이미 앨리스가 그림이나 대화도 없는 책을 도대체 왜 볼까, 라는 생각이 나온 후에 아무 의미 없는 thought도 끝나게 되어서 문단이 깔끔하게 보이지 않는다. 이게 문장을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방법인 것 같다.

 

    물론 실제로 이렇게 쓰라고 하면 못 쓸 것 같다. 기본적으로 문장구조를 꽉 잡고 있어야 가능하지 않을까.


    첫 문단에서 중학교 때부터 배웠던 이디엄이 잔뜩 나온다. 

 

▸I get tired of hearing the same songs.
(나는 같은 노래들을 듣는 게 지쳤어.)


▸I sit by his bedside.
(나는 그의 침대 옆에 앉았다.)


▸I lay on the bank and watched the clouds floating above.
(나는 강둑에 누워서 위에 떠다니는 구름들을 지켜봤다.)


▸You have nothing to worry about. You have nothing to lose by trying it.
(넌 걱정할 거 하나 없어. 그걸 시도한다고 읽을 게 하나도 없어.) 


▸l was allowed to peep into the abyss.
(나는 심연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 핑크색 눈의 흰 토끼가 지나가다

So she was considering in her own mind (as well as she could, for the hot day made her feel very sleepy and stupid), whether the pleasure of making a daisy-chain would be worth the trouble of getting up and picking the daisies, when suddenly a White Rabbit with pink eyes ran close by her.

   앨리스는 뭔가 할 게 없을까 궁리하는 중으로, 데이지를 뜯어와서 화환을 만들까 싶다가 귀찮게 일어나서 데이지를 뜯어올 필요가 있을까 저울질을 하는 찰나에 분홍색 눈의 토끼가 갑자기 옆으로 지나갔다. 


   데이지 체인 이미지를 보려고 구글을 검색했더니, “데이지 체인이란 연속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하드웨어 장치들의 구성을 지칭한다”라는 의미가 떴다. 와, 이런 건 진짜 몰랐다. 

 

   한번도 데이지 체인이 다른 의미로 쓰일 거라고 상상하지도 못했고 들어보지도 못했다. flower를 붙여야만 원래 알던 이미지가 뜨는 건가 싶은데, 이미지로 보면 화환이 그냥 나온다. 


    토끼의 경우 워낙 시계를 보는 이미지가 강해서 눈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핑크색이라고 아예 못을 박았네. 구글에서 찾아보니 디즈니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에서는 핑크색인데 일반 굿즈에서는 핑크색이 아니라 흰색인 경우도 있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정보이지만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정보였다. 일반 토끼의 눈은 핑크색이라고 하기에는 빨간 빛에 가깝다. 

 

대략 이런 느낌이랄까.

 

▸I was considering going to the dentist.

(나는 치과에 갈까 생각하고 있었다.)

 

▸My son felt sleepy and went to bed.

(내 아들은 졸려서 자러 갔다.)

 

▸I think it would be worth the trouble in the end.

(결국에는 그 수고스러움을 할 만한 가치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 세상에, 조끼 입은 토끼라니, 이 토끼 뭐지?

There was nothing so VERY remarkable in that; nor did Alice think it so VERY much out of the way to hear the Rabbit say to itself, 'Oh dear! Oh dear! I shall be late!' (when she thought it over afterwards, it occurred to her that she ought to have wondered at this, but at the time it all seemed quite natural); but when the Rabbit actually TOOK A WATCH OUT OF ITS WAISTCOAT-POCKET, and looked at it, and then hurried on, Alice started to her feet, for it flashed across her mind that she had never before seen a rabbit with either a waistcoat-pocket, or a watch to take out of it, and burning with curiosity, she ran across the field after it, and fortunately was just in time to see it pop down a large rabbit-hole under the hedge.

   어떤 일에 휩쓸릴 때는 그 상황이 전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나중에 돌이켜보면 다 이상한 일 투성이인데 말이다. 앨리스 역시 마찬가지. 그다지 놀랄 만한 점이 없었다고 생각하는 것을 보면 그렇다. 


   토끼가 이런 이런 어쩌지, 늦을 거야, 라고 혼잣말하는 것을 듣고도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나중에 생각했을 때야 그때 놀랐어야 했다고 생각했지만 그 당시에는 모든 게 자연스러워 보였다.)

   토끼가 실제로 조끼 주머니에서 시계를 꺼내서 쳐다보며 서둘러 가기 시작했고 앨리스는 갑자기 일어났다.

 

   start to one’s feet는 get up suddenly의 의미로 ‘갑자기 일어서다’라는 뜻이다. 구글에서 용례를 찾아보면 많이 나오지 않는데, 19세기 문학에서 쓰였지만 현재는 자주 쓰이지 않는 표현이라고 한다. 


   앨리스가 자리에서 일어난 이유는 주머니 달린 조끼를 입거나 그 주머니에서 시계를 꺼내는 토끼를 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떠올랐기 때문에 토끼를 쫓아 달렸고 운 좋게 생울타리 아래로 큰 토끼 굴로 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It didn't occur to me that he would take that as an attack.
(나는 그가 그걸 공격이라고 받아들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I think you ought to consider canceling the trip.
(나는 네가 그 여행을 취소하는 걸 생각해봐야 할 거라고 생각해.)


▸It seemed natural to help him. 
(그를 돕는 게 자연스러운 것 같았다.)


▸The image of the house flashed across my mind.
(그 집의 이미지가 퍼뜩 떠올랐다.)


▸I arrived in time to catch the train. 
(나는 기차를 타기 위해 제때 도착했다.)

 

 

★ 앞뒤 안 가리고 무작정 토끼를 쫓아 굴로 들어가다 

In another moment down went Alice after it, never once considering how in the world she was to get out again.

     앨리스도 토끼를 쫓아서 굴로 들어가는 상황으로, 다시 어떻게 밖으로 나올지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채로 무작정 쫓아간 것이다.

 

   이 문장은 도치되어 있다. 풀어서 Alice went down after it in another moment라고 하면, 저도 모르게 토끼를 따라 굴로 들어가는 상황을 표현하기에는 평이하다는 느낌이 든다. 토끼가 굴로 들어가는 걸 본 다음 순간에 바로 따라 들어간다는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 시간의 전치사구를 앞으로 보내고 문장을 도치시킨 것 같다.

 

   왜 이리 문단이 짧을까, 라고 생각해봤는데, 이 문장으로 하나의 시퀀스가 끝나기 때문인 것 같다. 언니랑 같이 있다가 무료해진 앨리스가 이 토끼 뭐지, 라며 토끼를 쫓아 굴로 따라 들어가는 것까지 하나의 시퀀스가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