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데콧 상과 함께 유명한 그림책 상으로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이 있다. 영국의 그림책 화가인 케이트 그린어웨이를 기념하기 위해 1956년 영국 도서관 협회가 제정한 상으로, 미국의 칼데콧 상과 마찬가지로 매년 영국에서 발행된 그림책 중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을 그린 작가에게 수여한다.
그림책에 금박이나 은박으로 붙은 표시만 봤지 케이트 그린어웨이가 누구인지 어떤 그림을 그렸는지는 알파벳 책을 보면서 찾아보게 됐다. 너무 오래되어서 이름만 남은 듯한 느낌이 없지 않은데 제대로 안 본 탓이 더 큰 것 같다.
케이트 그린어웨이(1846~1901)는 19세기에 활동한 영국의 예술가이자 작가로 동화책 삽화가로, 크리스마스 카드 시장이 급성장하던 시기에 크리스마스와 발렌타인 카드를 제작하며 경력을 쌓기 시작했고 판화가 에드먼드 에반스와의 협업으로 완성한 <창가 아래서>라는 그림책으로 명성을 쌓았다. 아이들의 모습이나 영국의 잘 손질된 정원을 매우 치밀하게 그려서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아이들의 복장은 그녀가 직접 고안한 것인데 Queen Anne 스타일의 가상의 18 세기 의상으로 나중에 '그린어웨이 패션'이라 불릴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위키피디아 참조)
이 책은 1886년에 출간된 알파벳 책으로, 아이들에게 알파벳 순서를 가르치기 위해 고안된 책이다. 각 알파벳에 해당하는 단어가 그림과 함께 나와서 익히기 쉽게 구성되어 있다. 알파벳 책은 작가와 시대에 따라 오늘날까지 여러 다르게 변주된 책들이 나와 있는데, 케이트 그린어웨이가 그린 이 책에는 1886년에 첫 출판된 초기 버전의 라임이 이용되었다.
알파벳 라임이 약간 꿰어 맞춘 듯한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잘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매번 빠지지 않고 한 구석에라도 애플 파이가 있어서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무수히 많은 알파벳 책이 있지만 결국 거슬러 올라가면 이런 알파벳 책이 출발점이 된다. 역시 베이직은 언제 어디서나 필요하니까.
APPLE PIE
애플 파이
BIT IT
(애플 파이를) 베어 물었다
bit는 bite(물다, 베어 물다)의 과거동사다.
왼쪽 두 소녀의 표정을 보면 오른쪽 소년은 자랑하는 것처럼 보인다.
저렇게 혼자 먹다니.
두 소녀는 굴렁쇠를 굴리다 온 것 같다.
CUT IT
(애플 파이를) 잘랐다
cut(베다, 자르다)의 과거동사 형태는 cut-cut-cut으로 동일하다.
저만큼 큰 애플 파이를 구으려면 오븐은 얼마나 커야 할지 잠깐 그 크기를 생각해봤다.
엄청 크지 않으면 불가능해 보인다. ;)
모자의 무늬는 찻잔에 넣으면 좋을 것 같다.
디테일이 엄청나다. 그러니 성공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DEALT IT
(애플 파이를) 나눠 줬다
deal은 ‘다루다’라는 대표적인 뜻 외에 ‘A에게 몫을 나눠 주다, 분배하다’라는 뜻이 있다.
카드 게임에서 카드를 돌릴 때도 deal을 쓴다.
오른쪽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아이들과 달리, 왼쪽 소녀는 줄을 잘못 섰는데 아무래도 그림 배치 탓에 거기 서게 만든 것 같다.
저자의 의도에 따라 본의 아니게 줄을 잘 못 선 아이.
EAT IT
(애플 파이를) 먹는다
위에서는 과거 동사를 쓴 반면, 여기서는 동사 현재형을 썼다.
현재 먹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일까?
여기서 혼자 디저트 먹을 때 자리를 지켜주는 동물은 고양이로, 아래에 나오는 다른 동물과 대비된다.
FOUGHT FOR IT
(애플 파이를 얻기 위해) 싸웠다
fight for는 ‘~을 위해 싸우다, ~ 을 얻기 위해 싸우다’라는 뜻이다.
복싱을 한다고 보기에는 동작이 어설퍼 보이는데, 과연 애플 파이 때문에 싸우는 걸까.
GOT IT
(애플 파이를) 가졌다
오늘날에 got it은 '알았다'라는 뜻인데, 여기서는 그 뜻이 아닐 것 같다.
웬 망나니가 등장해서 위협을 하고 있으니, get은 그냥 '얻다, 가지다, 입수하다'의 뜻일 듯하다.
HAD IT
(애플 파이를) 먹었다
보름달 밤에 애플 파이를 혼자 먹는 아이를 지켜주는 동물은 역시 생쥐들이다.
I가 없는 이유?
케이트 그린어웨이는 애플 파이 그림에 1886년에 첫 출판된 초기 버전의 라임을 사용해서, I자에 라임이 없다.
A APPLE PIE의 라임은 아주 오래되어서 일찍이 1671년 존 이차드(John Eachard)의 저서 중 하나에서 언급될 정도다.
이 초기 버전에서는 I와 J가 구별되지 않았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J는 I의 초기 곡선 형태로 항상 모음 앞에 사용되었다.
JUMPED FOR IT
(애플 파이를 위해) 점프했다
새로운 규칙이라고 생긴 걸까.
뛰어야 먹을 수 있다니. 그런데 높이뛰기 난이도가 너무 낮다.
KNELT FOR IT
(애플 파이를 위해) 무릎을 꿇었다
kneel(-knelt-knelt)은 '무릎을 꿇다'라는 뜻으로,
애플 파이를 위해 무릎을 꿇었다기보다는 K자를 맞추기 위해 지어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LONGED FOR IT
(애플 파이를) 갈망했다
애플 파이를 너무도 먹고 싶은 나머지, 다른 두 아이들은 공을 가지고 노는데도 애플 파이 옆에 서 있다.
MOURNED FOR IT
(애플 파이를) 슬퍼했다
mourn for는 ‘~을 슬퍼하다, 한탄하다’라는 뜻으로, 옆에서 꽃과 사과를 내밀며 달래려고 하는 아이들이 참 다정해 보인다.
뒤에 두 아이가 애플 파이를 탈취해 도망가고 있다.
NODDED FOR IT
(애플 파이에게) 머리를 끄덕였다
nod는 '찬성, 양해, 감사, 인사 등의 표시로 머리를 끄덕이다'라는 뜻의 동사다.
OPENED IT
(애플 파이를) 열었다
open은 '문이나 뚜껑 등을 열다'라는 뜻으로, 약간 가마솥처럼 보이는 저렇게 큰 애플 파이니 뚜껑 따듯 열 수도 있는 것 같다.
PEEPED IN IT
(애플 파이 안을) 살짝 들여다봤다
peep은 '(특히 작은 틈으로) 훔쳐보다, 살짝 보다'라는 뜻으로, open했으니 안을 들여다볼 차례가 맞다.
QUARTERED IT
(애플 파이를) 4등분했다
동사롤 쓸 때 quarter는 '4등분하다'라는 뜻이다.
첫 번째 그림에 나온 인원수로 봐서는 4등분이 아니라 15등분해도 모라잘 것 같다.
RAN FOR IT
(애플 파이를 향해) 달렸다
다른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애플 파이가 있는 곳으로 달려 가고 있다.
SANG FOR IT
(애플 파이를 위해) 노래했다
먹기 전에 노래 한 곡조 부르는 아이와 뒤에서 쳐다보는 아이들.
앞의 소녀를 쳐다보는 게 맞을 것 같은데, 왠지 고개를 갸우뚱하며 쟤는 왜 노래를 부르지?, 라고 하는 것만 같다.
TOOK IT
(애플 파이를) 가져갔다
두 번째 애플 파이 탈취 사건.
엄청 힘이 세야 저 큰 파이를 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저 소녀(or 언니)가 과연 그 정도로 힘이 셀까.
ALL HAD A LARGE SLICE AND WENT OFF TO BED
(모든 사람이 큰 조각을 하나씩 먹고 잠을 자러 갔다)
결말은 행복하게, 다들 만족할 만큼 큰 조각의 애플 파이를 먹고 잠을 자러 가는 것을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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